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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김장이 뭐길래-

by 화양_연화 2020.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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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을 한 지 어언 16년...친정에서는 김장을 하지 않았기에 첫 김장은 실로 큰 충격이었다.

그때는 단독주택에 살아서 마당도 있고 밖에 수도도 있어서 절인 배추가 아닌 싱싱한 배추를 공수해왔다.

그 많은 배추들을 절이고 씻고를 반복하고 하루 밤 물을 빼야 비로소 속 넣을 준비가 된것이다. 배추는 그렇다 치고, 무우 썰고 갓 썰고 쪽파 다듬고 ... 모두 처음 해보는 일이라 낯설고 할 줄도 몰랐다. 몇 십년을 혼자 해오신 어머님이 실로

대견스러웠고 왜 이 고생을 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의 이해와 상관없이 금세 김장의 한 일꾼으로 합류 했어야 했으며 그 후 몇 년동안 어머님과 먼저 들어온 막내 동서와

몇십포기의 김장을 담아야 했다. 다행이 여자들만 하는것이 아니라 이 집의 남자들도 두 팔 두 발 걷고 김장하기에 

앞장 섰다. 그러다 몇 년 전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도저히 배추를 사서 절일 엄두가 나지 않아 절인 배추를 사서 김치를

담궜다. 일이 3분의 1로 줄었는데 체감상으로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 김장 하는 일이 여전히 힘들고 여전히 하고 나면

며칠 돋안 온 몸이 두들겨 맞은것처럼 아프다. 올해도 쌓여있는 배추를 보면서 언제 저걸 다하지 걱정부터 앞섰다.

마스크 착용하고 무 썰기

다용도실 한 켠에 배추 물 빼놓고 본격적인 무썰기부터 시작... 다른 재료는 전날 엄니랑 손질을 해놔서 무우만 채썰어

모두 넣고 버무리면 양념은 준비완료 ! 역시나처럼 아침 일찍 서둘러 김장하러 오신 서방님들과 동서들이 있어 그나마

김장하기가 덜 외롭고 덜 쓸쓸... 십 여년간의 협력 경력이 있는 우린 제법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점심이 되기 전에

배추김치는 물론 알타리, 깍두기, 겉절이까지 완벽하게 다 생산?해냈다. 다 끝내고 일어날 때 여기저기서 아이고야 

소리가 들리지만 올해도 마무리했구나라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꼈다. 

 

 

아무리 힘들고 온 몸이 쑤셔도 갓 만든 김치에 이렇게 한 상 맛있게 먹으려고 매 년 이렇게 애 쓰는거 아닌가 싶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자식들에게 나눠주는 그 뿌둣함과 맛있게 먹는 자식들의 모습이 매 년 김장을 하게 되는 에너지가

되는거 같다. 이왕 계속 김장을 해야 하면 내년에는 스트레스 받지 않고 기분 좋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매번 다짐해도 매번 미리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가 받는다. 어휴~!

 

***코로나 2단계 격상 전(11월 중순)에 김장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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